모든 것이 연결되고, 매끄럽고, 무해한 동시대는 몇 장의 이미지로 재현된다. 이미지로 재현되는 현실은 평면적인 표면으로 제시된다. 이미지로 재현된 현실은 무엇도 온전하게 재현하지 못하며, 명징한 현실을 표상하지도 않는다. 이미지의 무수한 생산과 복제 속에서 그 이면의 작은 틈을 남길 뿐이다. 기계장치와 현실 사이에 마주한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지의 표면, 물성, 감각, 파편화된 일상과 취향 혹은 뒤틀린 어떤 것을 만들어낸다. 매끈하거나 울퉁불퉁하거나 두께는 일정치 않을 것이다. 여러 조각을 더듬어 찾아내고 가져와 어떠한 모양을 만들어낸다. 이미지로부터 만들어낸 여러 부산물을 통해 근미래를 더듬는다. 단단하게 서있는 땅위에서 발을 굴러, 근미래의 어둡거나 밝은 혹은 투명한 허공으로 나아가야 한다.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큐레토-리얼리즘 2020)»
2020. 08. 13 - 2020. 08. 28
큐레토-리얼리즘 2020
장소: 바림 (광주 동구 중앙로 196번길 31-17, 3층)
작가: 임성준, 정찬민, 홍영주
기획: 윤태준
주최/주관: 산수싸리
후원: 광주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