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리고 형체가 없는 불안정한 미래사회는 지속적인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기성세대에게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이 보편적인 삶의 궤도였다. 이제 그 형체와 의미를 상실한 채 지금의 우리는 마치 이정표를 잃어버린 여행자와 같다. 이는 먼 미래까지 전망할 의지를 잃어버린 채, 차라리 가까운 현실만을 막연히 이루고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앞선 사회가 우리를 보다 더 좋은 길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사라졌다. 항상 여러 문제에 직면하지만 막상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현실에 만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에는 겁이 나는 이러한 모습들이 청년 세대들의 정서와 겹친다.
이번 전시에서 겁쟁이는 불안으로부터 기인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개개인들을 지칭한다. 무턱 댄 용기가 아닌 사려 깊은 겁쟁이로 살아가는 것은 미래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어떻게 이와 공존할 것인지에 달려있다. 작은 겁쟁이들의 파티(Party)는 삶의 막연한 여정 속 발생하는 에피소드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장소이자 역동적인 모임이다. 오프닝 리셉션은 파티의 본공연과 마무리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도약이자 시작을 의미한다. 일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우리들의 시작과 닮아있다. 파티와 오프닝 리셉션이라는 시공간적 교차점을 단초로 자기 외적 요인들과 적절한 타협을 이루고 스스로 겁쟁이가 되길 자처하여 서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남석우: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프랑크슈타인, 해골은 폭력적이고 기괴한 겉모습과 동시에 어딘가 겁에 질린 모습을 연상시킨다. 죽음으로부터 탄생한 존재라는 모순은 작가에게 왠지모를 연민과 슬픔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특유의 고독하고 음울한 이미지에 현대사회의 일상적 권태감을 투영하고자 한다.
박다은: 삶의 불안을 성장의 원료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작품 속 거울 위에 새겨진 표상은 자신에게 내재한 빛을 나타낸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어둠을 탈피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작가의 신념을 담고 있다. 작가는 불안정함을 기반으로 순환, 반복되는 생성 그리고 소멸의 궤도 속에서 가까이 더 나은 겁쟁이가 되기를 자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