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
예술이 지닌 지식적 역할에 대한 탐구
| 방향 |
관련 문헌과 영상 등의 자료를 참고한 뒤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세미나 진행
| 참고자료 |
제임스 O. 영, 『예술과 지식』 / 노엘 캐럴, 『비평철학』 / 매튜 키이란, 『예술과 그 가치』 / 조지 디키, 『예술이란 무엇인가? 제도론적 분석』 / 박보나, 『태도가 작품이 될 때』 / 존 듀이, 『경험으로서의 예술』
| 세미나 |
1. 예술과 지식, 그리고 우리의 역할
1.1. 사적 경험이 작품화되어 공적으로 보여질 때, 그것이 어떻게 관람객들에게 지식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 13GB 참여작가,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노: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
– 당신의 경쟁자와 친구가 되는 방법: 타이키 삭피싯 인터뷰
1.2. 프리 라이젠, 사회 안에서의 예술의 역할’
2. 작가의 의도
2.1. 예술가의 의도가 작품에 잘 반영되었는가의 여부를 예술작품의 평가 기준으로 세울 수 있는가?
– 『비평철학: 예술가의 의도와 비평적 평가 사이의 관련성 제1부, p. 92~109
– 아트스타코리아 송지은 작가
2.2. 관람객에게 작품 설명을 제공할 때, 작가의 사적 영역—작업의 배경, 경험 내용 등—을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해야 되는가?
– 각자 작업에 대한 이야기
3. 우리의 태도
–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실의 사적인 대화»
– 박소현, 미술관 민주주의와 ‘비관람객/배제된 자’들의 목소리
– 1~4회차 정리
| 회고 |
‘어제의 일을 현재화하기, 그리고’는 예술이 무언가를 전달하는 위치에 있다는 전제와 그렇다면 예술에 내재된 역할 중 하나는 지식일 수도 있을 것 이라는 믿음에서부터 시작했다. 평소, 예술작품에 대해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시각적으로 재현된 ‘작가의 대리물’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이 생각에 힘을 실은 것은, ‘다수의 관객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작품으로 대리된 작가의 고민과 생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작품은 작품 너머에 있는 작가의 생각을 대변해주는 매체이자, 작가가 관객에게 전달하는 이야기이자, 작가와 관객을 매개하는 대화의 수단이 된다.
작품이 대화의 수단이 된다는 것을 인식했다면, 작품 이야기는 잠시 내려놓고 대화라는 행위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순간들을 생각해보면, 인지하지는 못 하지만 그 사이를 오고가는 수많은 정보들이 있다. 형체 없이 부유하는 것들을 비로소 정보라 인식하고, 내 것으로 취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그 정보는 누군가에게 지식의 역할을 하기도 할 것이다. 여기에서 지식은 과학이 그러한 것처럼 어떤 실험을 통해 얻어낸 지식과는 구분된다. 대화를 통해 얻어진 지식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방법을 ‘알 수 있도록’ 특정 관점을 제공하는 ‘경험으로서의 지식’이다. 경험은 가장 개인적인 것 같으면서도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통에 영역에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작품을 하는 작가에게, 그것들을 묶어 하나의 전시로 꾸려내는 기획자에게 중요해지는 것은 ‘작가이고 기획자인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이다. 때에 따라 우리는 예술을 통해 경험의 폭이 넓어짐을 느끼기도 한다. 적어도 우리가 예술을 감상하는 동안은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달자로서의 작가와 기획자는 작품이라는 매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관객을 위해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세미나는 작가와 관객,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작품 간의 관계 구조를 이해하고, 예술에 주어진 역할과 태도를 재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개인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살피는 과정에서 시작해 그것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세미나 주제를 구성해나갔다. 관객주권과 관련한 공공성 문제, 정치생태학, 트랜스 미디어, 전시 디자인 같은 개인의 관심사에서 촉발된 텍스트와 영상을 함께 읽고 보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작품과 전시에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부서지는 구조들 속에서 기억해야 할 목소리를, 새로운 것들에 접근하는 방식을, 어떤 통찰과 태도를 배웠다. 형체 없이 부유하는 줄 알았던 메시지가 어떤 이의 관점을 발판삼아 작품으로 구현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다섯 번의 시간은 어쩌면 예술의 역할과 태도를 점검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정교하게 구현해내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언젠가 우리들의 작품과 기획에 등장하길 바라면서.